'한국인 멸종위기'라는데…'이 주식' 갑자기 치솟는 이유

입력 2024-03-01 08:00   수정 2024-03-01 11:07


아이의 수는 줄어드는데 육아용품 업체 주가는 오르고 있다.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불을 지폈다. 출산율이 급격히 반등하지 않더라도 육아용품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현재 육아용품주 주가는 실적보단 기대감, 소문에 움직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아가방컴퍼니는 5.91% 올랐다. 주가는 올해 들어 70% 이상 급등했다. 아가방컴퍼니는 유아용 의류 도매업체다. 주요 브랜드로는 아가방, 디어베이비, 에뜨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전날 아가방컴퍼니와 함께 제로투세븐(4.21%), 꿈비(2.01%)의 주가도 올랐다. 제로투세븐은 이들도 각각 유아용 스킨케어 용품, 가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육아용품주가 강세를 보인 배경엔 저출산이 있다. 최근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다. 현재 인구가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 2.1명을 기록해야 하는데 현재는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을 기록한 후 매년 하락세가 이어지며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이 0.7명 이하로 떨어진 건 사상 최초다.

저출산이 심각해진 만큼 정부가 전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강한 대책을 시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책 시행 후 출산율이 반등하면 육아용품 수요가 늘어 이들 업체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의 저출산 대책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유례없이 심각한 초저출산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수요자 중심 저출산 대응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장관급 비상근직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부위원장을 상근직 부총리급으로 상향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이의 수가 줄어도 육아용품 시장이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텐포켓 트렌드 때문이다. 텐포켓은 부모와 조부모, 이모, 삼촌 등 가족뿐 아니라 주변 지인들이 합세해 한 명의 자녀를 위해 소비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 가구의 자녀가 한 명 또는 두 명으로 줄어들고, 경제력 있는 조부모가 늘어나며 귀한 손자, 손녀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게 되면서 등장했다.

통계청 온라인 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2022년 5조1979억원이었던 온라인 아동·유아용품 거래액은 작년 5조2330억원으로 0.7% 늘었다. 같은 기간 출생아 수는 24만9186명에서 23만명으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육아용품 시장은 견조하지만, 관련 기업의 실적은 부진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제로투세븐의 작년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1년 사이 75.1% 줄었다. 꿈비는 영업손실 2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꿈비는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를 늘려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아가방컴퍼니의 작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주가 변동성이 큰 점도 유념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저출산 관련 대책이 발표될 것이란 뉴스에 아가방컴퍼니 주가가 춤을 췄다. 작년 말 4000원을 밑돌던 아가방컴퍼니 주가는 1월 18일 7180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여당과 야당 모두 육아휴직 강화, 양육 복지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저출산 대책을 내놨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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